저는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내년에는 10살(3학년)이 됩니다. 2023년 계획을 세우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자’ 였습니다.

아들이 10살이 된다고 하니 저의 10살이 떠오릅니다. 학교를 마치고 아버지와 단 둘이 거실에 있었는데,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어요.

“아빠, 저 화장실 가도 되나요?”

“집에선 화장실 안 물어봐도 된다. 가고 싶을 때 가거라”

분명 9살까지는 알아서 갔을텐데, 학교를 다니면서 수업시간에는 화장실 못 간다는 걸 배웠고 집에서도 그렇게 해야하는 걸로 기합이 들어있었던 것입니다.

댄 케네디의 어느 책에도, 자녀가 크고 나서 갖는 1시간과 어릴 때 갖는 1시간은 너무도 다르다고 나옵니다. 

“맞아, 이젠 더 미룰 수 없어!”

그 동안 아들육아와 교육은 아내에게 맡겼습니다. 저는 열심히 회사 일하고, 때로는 재테크나 자기계발, 운동 등의 취미 활동에 시간을 많이 가졌음을 고백합니다. 특히 코로나 터지고 3년은 지식창업이라는 거창한 꿈을 갖고 여기저기 많이 다니며 돈도 꽤 썼습니다.

아이도 클수록 자기 생각이 생기고, 아빠도 생각이 점점 굳어지는 꼰대가 되기 십상이죠. 그래서 드라마 [스카이캐슬]처럼 아들 교육에 미쳐버린 ‘파국 아빠’ 캐릭터도 나온 거 같습니다.

됐고, 그럼 어떻게 할 건데?

• 매일 30분을 아들과 놀아줄 것입니다. 특히 아들이 일어나서 첫 10분.
• 내년엔 아들과 단 둘이 여행을 갈 것입니다. SRT 타고 싶어하는 아들과 부산 갈려고요.
• 그 여행 계획도 아들과 함께 세울 겁니다.

이 계획들을 실천하려면 선행조건이 있습니다.

칼퇴해야하고, 그럴려면 일을 영리하게 하고, 때로는 정리하거나 위임해야 합니다. 건강 관리로, 활력이 가득해야 합니다. 집에 와서 샤워할 힘도 없어서 옷만 겨우 벗고 자던 날은 이제 안녕입니다.

여러분들의 응원을 받으며 2023년 계획, 특히 아들과 친해지는 아빠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 하겠습니다.

언젠가 저를 줌미팅이나 오프라인에서 만나면 이렇게 물어봐주세요.

“에디터 P, 2023년 계획대로 아들에게 집중해서 시간을 잘 쓰고 있나요?”라고요.

17년 동안 새해 아침이면 해돋이를 보러갔다. 태양은 매일 아침 똑같이 뜨는데 새해가 되면 유난히 더 보고 싶어지는 이유가 뭘까?

달력이 바뀌는 새해 아침에 맞이하는 일출은, 한 해 동안 나에게 새로운 기회나 결과물들이 태양처럼 떠오를 것만 같은 희망을 주었다.

전환의 시점에서는 긴장과 설렘이 함께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할 때면 올해는 내가 어떤 것에 초점을 두고 성과를 냈는지, 그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다음 해 계획을 세운다. 돌이켜보면 한시라도 가만히 있었던 적이 없다. 특히 자격증과 같이 눈에 분명하게 보이는 결과물을 선호했다. 배움에 대해 욕심이 많았고 성적, 자격증 같은 서류로 남길 수 있는 것들을 추구했다. 그래서 내 인생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없다. 그저 매년 A에서 B로 또 다른 자격증의 나열로 이어졌다.

내년에는 3년간의 휴직을 끝내고 본업으로 돌아간다. 오랜만에 일을 시작하는 만큼 예전의 나라면 어느 때보다 새로운 계획과 각오로 시작하겠지만 이제는 그동안 의존했던 것으로부터 독립하고 싶다. 제일 먼저, 미래를 보장해 줄 것만 같았던 배움과 자격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고 한다. ‘잘 살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자격증이라는 종이 한 장의 결과물에 집착하니 그보다 더 중요한, 자유롭고 자주적인 ‘주체성’은 잃어버렸다.

미래에 대한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자격증이라는 목표물에 의존했다. 그러면 그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불안함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하지만 목표를 이루고 나면 방향을 잃어버린 아기 새 마냥 다시 불안해졌다. 이전의 목표 달성이 결코 내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았다. 여전히 미래에 대해 불안했고 현재를 즐길 수 없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나에게 안정감을 준다고 착각했던 배움과 자격증에 의존하는 대신 ‘지금 있는 그대로’를 즐겨보려고 한다. 미래의 안정된 삶을 핑계로 현재를 저당잡히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난 예전의 ‘범생이’가 아니라 지난달 4호 <사실 저는 날라리입니다.>에서 말했던 것처럼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며 사는 ‘날라리’이니까 말이다. ‘범생이’에서 ‘날라리’로 생각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매일 신나는 일상을 살아갈 것만 같은 기대와 설렘이 생긴다.

글을 쓸 때 100% 망작이 나오는 방법은 ‘반드시 잘 쓰고 말겠어!’라고 마음에 힘을 빡! 주는 것이라고 한다. 2023년 새해는 ‘어떤 자격증을 따겠어!’하고 이력 한 줄을 추가하기 위해 몸과 마음에 힘주지 않을 거다.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듯 써야 좋은 글이 나온다고 했다. 그처럼 나도, 현재 내가 있는 곳에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지금을 즐기며 마음이 편안한 삶을 살고 싶다.

여느 해처럼 거창한 새해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2년 가까이 해 온 마음공부들을 가정이라는 안전한 틀에서 벗어나 살아있는 경험으로 만들어 낼 기회에 감사하다. 생존 터전에서 평온한 마음을 항상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사람들과 갈등이 생길 수도 있고 성과를 내기 위해 고군분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마음에 힘이 들어가는 순간을 알아차리고 풍선에 불어넣은 공기를 빼듯 힘을 빼는 순간, 더 빠른 추진력을 얻을 수도 있다.

물 위에 떠서 헤엄쳐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데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면 가라앉거나 쉽게 지쳐 목적지까지 도착하기 어렵다. 그러나 긴장된 마음을 내려놓고 몸에 힘을 뺀 상태에서 적당히 방향만 잘 잡아주면 몸에 힘을 줬을 때보다 훨씬 더 빠르고 쉽게 목적지에 도달할 것이다. 내가 힘을 빼고 사람들을 대하며 일을 즐길수록 나는 더 행복을 누릴 수 있다.

해는 매일 뜬다. 해가 보고 싶다면 2023년 1월 1일로 미루지 말자. 내일 아침까지 일출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지금 하늘에 떠있는 햇살을 느껴보자. 굳이 새해 일출을 보지 않아도, 거창한 이력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꿈을 이루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궂은 날씨에도 상관없이 매일 뜨는 해처럼, 매순간 새로운 마음으로 오늘은 누리며 살아갈 2023년을 응원한다.

저의 선친은 작명가셨습니다.

작명가의 아들이라 그럴까요, 저는 그 무엇보다도 이름을 짓는 게 부담스럽고 어렵습니다. 어디 가입할 때마다, 별명 혹은 캐릭터 이름을 넣으라고 하는데 도무지 맘에 드는 게 없지요. 지난 주엔 블로그를 시작해야하는데 블로그 이름 그리고 주인장의 별명, 나의 브랜드명을 짓는게 어려워 1주일이나 미룰 정도였습니다.

공부해보니, 역시 답은 있었습니다. 회사이름이나 브랜드 네임을 만들려고 하는 분들께 정리한 것을 공유 드립니다. 출처는 민은정님의 <브랜드;짓다>입니다. 이 분이 만든 브랜드 중에 일부만 말씀드리자면 티오피, 카누, 오늘의 차, 뮤지엄 산, 서울 스퀘어, 홈앤쇼핑, 홈플러스, 오피러스, 스포티지, 알페온, 누리로 등 엄청 많습니다.

지금 출발합니다!

<Basic Mind set>

1. 계속해서 더 좋은 Idea가 나온다. Take it easy. Slow down.
2. 멍 때리며 걷다보면 나온다. Walk more.

<기본 공식>

1. 몇음절이 좋을까?

마치며..

브랜드를 만드는 게 어려운 이유는, 나의 서비스 철학을 간단하게 표현하기 어려워서였던 거 같아요. 많은 모습들 중에 딱 하나만 남기고 버리는 것도 아쉬웠죠. 최근엔 저도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조만간 여러분들에게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