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다보니 원씽 작가네?
러너
“러너님~ 우리 건강 관련 글쓰기 해서 책 내보면 어때요?”
“네? 책쓰기요? 우리가 무슨 책을 써요?^^:”
“러너님이, 저랑 얘기하다보면 이것도 글감이네, 저것도 글감이네 말씀하셔서요. 우리 건강 독서모임도 같이 했으니 건강 관련 글을 써 보면 어떨까요? 다른 독서모임 회원들도 건강에 대해서 관심이 많잖아요. 러너님도 아픔이 많으시니 러너님의 글이 힘든 사람들에게 분명 도움이 되실 거 같아서요”
“아, 그렇군요. 그럼 한 번 같이 해 볼까요?^^”
살다보면 우리는 누군가의 제안을 받게 되는 날이 있다. 그렇게 우연인 듯, 필연인듯한 마드쏭님의 제안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나는 작가가 될 생각을 전혀~~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냥 책을 내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6명의 작가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되어, 우리들의 이야기를 찾고 만들면 좋겠다는 마드쏭님의 의도가 더 마음에 와 닿았으리라. 그렇게 해서 ‘나를 살리는 러브미글쓰기’ 6명의 예비 저자들이 모였고 21년 10월 31일 부터 서로 으쌰으쌰 하며, 합평도 하고 응원도 하며 글을 쓰게 되었다. 같이 하다 보니, 오, 이런 관점이 있구나. 요게 부족하구나, 내가 쓴 글이 도움이 되는 구나 등등을 알 수 있었다.
무려 4개월~ 5개월 간의 러브미 글쓰기는 평소 블로그에 글을 쓰는 거나, 일기를 쓰는 것보다 더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했고,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렸다. 예비 작가들의 글이 다 좋았는데, 어느 날 글쓰기를 중단해야 하는 순간이 왔다. 아? 아쉽다. 조금 허탈하기도 하다. 우리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드쏭님의 의도와 달리 중간에 그만두는 것이 너무 아쉽고 서운하다는 말을 마드쏭님에게 못한 거 같다. 아이쿠, 이걸 이제야 생각하다니!
사정상 그만둘 수밖에 없었지만, 거기서 뭔가 아쉬운데 계속 글을 쓰면 좋겠다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 현재의 원씽브릿지 뉴스레터다. 나는 웹진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원씽브릿지는 4명의 작가가 모여서 자신만의 글을 통해서 독자와의 연결고리를 만든다. 우리가 구하고 찾는 원씽이 독자의 원씽으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문제해결에도 도움이 되기를 나는 바란다.
원씽브릿지 작가를 하게 되면서 좋았던 점은 매달 1번 씩 발행해야 하기 때문에, 이 웹진이 나를 작가로서 안내하며 계속 깨어 있게 만든다는 점이다. 가끔 독촉하는 느낌의 마드쏭님의 전화나 문자는 나에게 부담이지만 뭔가 또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이 있다. 내가 이 웹진에 부담을 느끼는 건 다른 작가님들은 나보다 빨리 뚝딱뚝딱 초고를 쓰시는데, 난 그렇지 못해서다. 뭔가 글감을 모아서 쓰는 게 조금 어렵게 느껴진다.
나는 20대에도, 30대에도 내가 작가가 되리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었다. 나의 마음과 감정, 몸에 대해 공부하며 나를 살리기 위해 애쓰는 지금, 대학교 때 C재단의 기자단에 들어갈 때가 떠오른다. 그 때는 내가 꼭 기자가 되고 싶다기 보다는, 동아리 선배가 대학내일 기자단으로 활동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쌓고 성장한 이야기가 맘에 와 닿아서 기자단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 때를 다시 회고해 보니, 내가 기자단에 지원한 동기는,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건강에 대해서 글을 써서 다른 사람들이 나와 같은 아픔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것처럼, 그들을 돕고 알릴 수 있는 일로 기자단 봉사활동을 시작했던 것이다.
처음 연합동아리에 들어간 오리엔테이션 날, C재단장님의 얘기가 인상깊었다. 100만명이나 되는 결손 가정과 어려운 공부방 아이들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처음 듣고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놀라서 멍하니 자리에 앉아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있을까? 너무 없지 않나?” 하는 생각과 고민이 기자단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건 내가 지난 날의 나의 무의식을 들여다보면서 떠오른 생각이다. 그래서 마드쏭님이 제안해 주신 ‘러브미글쓰기’가 나도 행복하고 건강하지만, 아픈 이들을 도울 수 있으리라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 다른 일도 많았지만 흔쾌히 수락하게 된 것 같다.
원씽브릿지 작가가 된 것은 순전히 그 글쓰기 모임에서 파생된 선물인 것 같다. 나도 22년 이후로 계속 이렇게 웹진을 발행하게 될지 어떻게 알았으랴?
아무도 미래를 모른다. 미래를 계산할 수 없다. 지금 돌아보니 책쓰기 제안을 주시고, 나를 이끌어주신 마드쏭님에게 다시 감사하게 된다. 그리고 원씽 작가님들과 함께 하게 되어 맛있는 것도 먹고, 회의도 하는 그런 일들이 돌아보니 추억인 것 같다. 아? 어떻게 하다보니 원씽 작가네? 이렇게 이어진 글쓰기가 훗날 뭐가 될까? 다른 작가님들은 어떻게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지고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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